나의 이야기

필리핀생활(27).....집에 가는 날.....

닐정 2009. 8. 21. 10:38

반갑습니다.....

 

매일 집에 가는데...새삼 무슨 집엘 가냐고 하시겠지만.....

 

전에 잠깐 언급한적이 있었는데....저의 판단 착오로 남의 나라에 와서도 기러기가족으로 살았다는.....ㅋ

 

처음에는 가족은 까갸얀 데오로에 저는 다바오에......그 후 6개월 뒤 가족이라도 고생을 덜 시켜보겠다고....

 

마닐라로 이사를 시킨 것이 5년간 기러기 아닌 기러기로 떨어져 살게 되었네요.....

 

필리핀에서 생활하기전에는 가족과 한번도 떨어져 살지 않았는데.....그것도 남의 나라에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도 기러기 가족도 많이 계시고....왠 유난을 떠냐고 하시겠지만....

 

까가얀 데오로는 멀어도....육로로 약 320여KM.....차로 이동하면 되니까 그래도 자주(?) 다녔는데....

 

육로로 다닐때는 자다가 보고싶으면....기사 깨워서 새벽 2시건 3시건 바로 출발하곤 했는데....

 

그래서 몸도 마음도 그렇게 떨어져 사는줄 모르고 살았는데......

 

마닐라로 이사를 하고 난뒤로는.....처음에는 일정을 잡아서 다니고 했는데....그것도 사업이라고....무엇이 바쁘다고......

 

때론 3개월에 한번도 오고.....그러다 보니 집에 가는날은 흥분이 되어 잠도 안오고.....일손도 안잡히고.....

 

그렇게 집에오는 날은 결국 뜬눈으로 밤을 새하얗게 새우고 마닐라로.....

 

그 뒤엔 아이들과 마눌이 보고 싶으면...새벽에 공항으로 나가 찬스 패신저로 아침 첫 비행기타고 마닐라로....

 

그런데 처음 한두번은 마눌이 전송을 나오더니 세번째가 넘어가니까....마중은 나오는데.....가는것은 안데려다 주데요.....

 

그래서 정이 식었나 했는데......그게 아닌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언젠가 년말에 아이들도 방학이라고 가족이 다바오로 내려 왔다가 올라가는 길에...공항 픽업을 해주고 돌아서는데.....

 

이나라 공항 아시지요....뻘쭘히 밖에서 유리창 넘어로 쳐다보는 분위기....

 

그런데 그 창문안으로 아들놈들 둘이 고개를 숙이고 훌쩍이는게....그리고 마눌이 눈시울이 축축한지...손수건을....ㅋ

 

아이들도 안됐고, 마눌도 불쌍하고....또 왜 그리 서글픈지......커~~억~~~ 그거 할 짓 아니더이다.....

 

공항에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목 놓아 울었어요.....그 뒤로는 저도 아무말 없이 택시타고 공항으로 갔다는....

 

감사합니다.....